지구를 위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폐기물 제로화를 향해- 

말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다이빙한다는 의미의 덤스터 다이브(Dumster Dive). 쓰레기 수거통에서 필요한 물품을 회수하는 일을 뜻합니다. 가난 때문에 의류나 음식 같은 걸 취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문적인 재활용품 수집이나 영리를 위해 하는 사람 혹은 단체도 있습니다. 재활용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이야기이죠. 

닥터 브로너스는 2015년부터 미국 본사에서 덤스터 다이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폐기물을 분류하고 측정하고 연간 보고서에 기록함으로써 '폐기물 제로화'라는 전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죠. 이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비스타에 위치한 닥터 브로너스 본사로 향했습니다. 

7:00AM 

이른 아침부터 덤스터 다이브를 위해 자원 봉사를 신청한 닥터 브로너스 직원들이 본사 앞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고된 작업이 예상되지만 나이, 성별 불문하고 많은 인원이 모였네요. 오렌지 컬러 모자와 작업복을 입고 본격적으로 쓰레기통에 다이빙할 채비를 갖춰봅니다. 담당자의 파이팅 소리와 함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쓰레기통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The Trash 

덤스터 다이브는 쓰레기 수거통으로 다이빙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쓰레기통에 들어 있는 수개월 분량의 쓰레기를 일단 다 꺼냅니다. 재료 유형별로 분류하고, 폐기물이 무엇인지 보기 위해서죠. 이때 재활용 또는 재사용 할 수 있는 쓰레기가 있는지 확인도 가능합니다. 옆에서 신기하게 보고 있는 저에게 닥터 브로너스 환경 건강 & 지속가능성 매니저 케빈 리(Kevin Lee)가 말을 건넵니다. “회사 내 폐기물이 얼마나 잘 분류되는지, 다시 사용할 것이 있는지 직원들이 직접 보고 이를 데이터화하는 게 목적이지만, 직원들끼리 만나고 부서 간에 협력이 이루어지는 모습도 보기 참 좋습니다. 따라서 덤스터 다이브는 우리가 버리는 것에 대해 학습하고, 이를 통계화하여,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죠.” 

Treat the Earth Like Home

닥터 브로너스를 정의하는 여섯 가지의 우주 원칙이 있습니다. 덤스터 다이브를 통해 그중 다섯 번째 우주 원칙, “지구를 우리집처럼 대하라”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구의 선물을 겸허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사용하십시오. 낭비하지 말고, 토양, 사람, 또는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마십시오. 지구로부터 온 것은 지구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지구를 위해 좋은 관리자가 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닥터 브로너스가 덤스터 다이브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Zero Waste

닥터 브로너스는 제로 웨이스트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측정하지 않는 것을 관리할 수 없죠. 덤스터 다이브를 통해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와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는 게 아닐까요? 케빈이 다시금 얘기를 건넵니다. “행사가 끝나고 직원들이 서로의 가족이나 지역사회에 덤스터 다이브를 통해 배운 것을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가 환경 운동을 성장시키는 방법입니다.”

The Result 

덤스터 다이브에서 분리배출된 폐기물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종말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우리의 파트너인 폐기물 운반 업체 EDCO는 폐기물의 최종 처리 방식에 따라 혼합 재활용, 유기 재활용(퇴비), 매립지로 향하게 될 세 가지 쓰레기통을 가져와 줍니다. 덤스터 다이빙을 통해 세 가지 쓰레기통으로 분리 수집된 폐기물은 각각의 처리 시설로 보내져 재활용되거나, 퇴비로 재사용되거나, 매립됩니다. 

16.5%!

닥터 브로너스의 목표는 매립되는 폐기물의 비율을 계속해서 낮춰 결국 제로화하는 것입니다. 덤스터 다이브를 처음 시작했던 2015년에는 쓰레기의 4분의 1을 매립지로 보냈다고 합니다. 다른 말로 4분의 3이 재활용 또는 재사용되었다는 걸 의미하죠. 그리고 2022년 기준, 닥터 브로너스는 매립지로 향하는 폐기물의 비율을 16.5퍼센트까지 줄였습니다!

Clean Soap 

이번 행사를 통해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닥터 브로너스 본사는 비누를 만들 때 나오는 폐기물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종종 규격에 맞지 않는 비누가 나오더라도 이를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재료 자체가 천연성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또 장비를 씻을 때 사용하는 비눗물 또한 지구에 안전하게 생분해되어 폐수 처리장에 보내기 전 본사 공장 폐수 처리 기계로 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말로 버릴 게 없다는 것! 

12:00PM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쓰레기로 가득 찼던 공간이 다시 깨끗하게 비워졌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덤스터 다이브 행사가 끝났는데요, 매년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직원들이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행사를 거듭할수록 종료 시간이 갱신된다고 합니다.

케빈은 닥터 브로너스 본사가 생산 공장과 비즈니스 공간을 모두 가지고 있어 폐기물 문제에 항상 신경 써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덤스터 다이브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폐기물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폐기물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그 흐름을 알고 데이터화하며,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닥터 브로너스의 애티튜드가 참 근사해보였습니다. 

분리배출이 낯선 미국에 닥터 브로너스 같은 회사가 더 많아지기를. ALL-ONE!